지동설 애니를 봤어요.
100미터를 보고 싶은데 도저히 갈 수 있는 상영관이 없길래 슬퍼하고 있었는데 마침 지. 가 같은 작가의 만화라는 거예요?!
그래서 작가의 세계관이 알고 싶어져서 보기로 결정했습니다.
그런데 애니메이션이 꽤 잘 만들어져 있더라고요 원작을 보지 않았어서 내용에 대한 건 알 수 없지만 적어도 세련된 영상에 사카낙션 오프닝이라는 것에 좋은 느낌을 받았어요. 게다가 파트에 따라서 영상 내용이 조금씩 다르더라고요 ㄷㄷ; 저는 이런 연출을 굉장히 좋아하기 때문에...
그냥 '지동설'이라는 키워드만 보기 시작한터라 큰 기대는 못했는데 생각보다 흡입력있는 전개에 열심히 봤습니다. 등장인물들이 뭘 자꾸 말하고 싶어하는 점이 재밌었어요. 말도 엄청 많아. ㅋㅋㅋ. 낭만적이라는 말은 이런데에 쓰는 거겠거니 생각했어요. 게다가 우주와 별에 대해 말하고 있으니 얼마나 아름다워요.
그리고 또 하나 등장인물들에게서 묘한 점을 느꼈던 점 중 하나: 충동적이고 자꾸 끝을 내고 싶어함. 이런 전개가 되게 새롭게 다가왔습니다. 그니까... 이 속도감이라고 해야하나 조급함이 서려있는 부분이요. 가장 첫번째 파트의 주인공인 라파우는 12살인데 독으로 자살을 시도한다고요. 이렇게 파격적일 데가 다 있나. 그리고 이 만화가 전체 25화인 걸 확인하고 보던 나: 앞으로 뭐 어떡하려고 이래.
그 소설을 읽는 상황에 대한 밈 있잖아요. 가장 난감한 두 가지 상황 - 모든 것이 해결됐는데 300페이지 남았을 때, 아무것도 해결되지 않았는데 30페이지 남았을 때. 이걸 합쳐놓은 것 같은 느낌이었음.
그런데 스토리가 이어지긴 하더라고요. 라파우가 후베르트에게 이어받은 것처럼 주인공들이 차례로 의도치않게 신념을 옮기고 다닙니다. 엄청 재밌는 역사물 보는 기분이었어요. 물론 역사랑 다르다는 점을 알고 보는 거였지만 그럼에도 작가가 말하고 싶은 점이 굉장히 확실해서, 등장인물의 말을 빌려, 헤매고 있는 인물일지라도 그 주제와 관념에서 벗어나지는 않았다고 여겨집니다.
그리고 작가의 너덜너덜한 인간에 대한 취향이라고 해야하나 어떤 관념들을 담은 인물상이 너무 재밌었어요. 때 탄 인물콤이 있었기 때문에 정말 좋았습니다. 라파우는 시작부터 아~ㅋㅋ 인생쉽다 ㅋㅋ 박고 시작하는 오만한 학생이었고, 오크지는 대리 투사로 사람을 여럿 죽였고, 드라카는 돈이 두렵기 때문에 돈에 미쳤고, 알베르트는... 불쌍해. 하여튼 그런, 신의 뜻을 조금 비껴 가서 살아가는 이들이 신의 세계를 움직이려 든다는 점이 좋았네요.
모든 캐릭터들이 좋지만 가장 마음에 드는 에피소드는 '나의, 차례인가?'가 등장하는 파트. 긴 말은 안 할게요. 직접 봐주었으면 좋겠어.
불만 아닌 불만이 있다면 드라카 파트가 너무 짧았다는거예요. 아니 물론... 폭발로 시작하는 압도적으로 스펙타클한 파트라서 강렬함 만큼은 뒤지지않는데 그래도 역시 너무 짧아...!!!! 드라카랑 욜렌타가 등장하는 파트라서 그런거 맞아요!!@!!! 작중 유일하게 백합 떡밥 나오는 파튼데 짧다고!!! C종교에 고발할거야!!!!!!!!!!!!!
그래도 무척 재밌게 봤답니다 ^_^ 100m 애니메이션은 올해 12월 말에 넷플릭스에 들어온다고 하니, 너무 기대됩니다.